중간선거 이후 워싱턴의 권력 지형 변화에 직면한 빅테크 기업들이 민주당과의 관계 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단순한 이미지 개선을 넘어 주 정부 단위의 규제와 시장의 압박이라는 현실적인 과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분석합니다.
지난 2년간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술 기업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밀착하며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라는 과실을 누려왔습니다. 일부 기업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경영진이 트럼프 캠프를 지원하는 슈퍼 PAC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노골적인 친정부 행보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1]. 그러나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워싱턴의 권력 균형이 흔들리자, 빅테크의 전략은 급격한 방향 전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최근 OpenAI가 척 슈머(Chuck Schumer)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딸인 제시카 슈머를 정책 담당자로 영입한 것은 이러한 기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1, 2]. 표면적으로는 기업의 대관 업무 강화로 보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PR 워싱(PR washing)'의 일환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1]. 기업들이 민주당의 의회 장악 가능성에 대비해 인적 네트워크를 재구축하고, 메타(Meta)와 같은 기업이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에 균형 잡힌 정치 자금을 투입하며 '양당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헤징(hedging)입니다 [2].
빅테크가 중앙 정치권에 공을 들이는 동안, 정작 실질적인 전선은 워싱턴 밖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연방 차원의 정치적 교착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오히려 주 정부와 지역 사회가 AI 규제의 핵심 무대가 될 것으로 내다봅니다 [1]. 이미 여러 주에서 챗봇 및 딥페이크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고, 데이터 센터 건립을 둘러싼 지역 사회의 반대와 모라토리엄(공사 중단)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1].
이러한 맥락에서 데이터 센터를 '컴퓨트 캠퍼스(compute campuses)'로 명명하거나, 교원노조와 파트너십을 맺는 등의 행보는 단순히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넘어, 지역 사회의 실질적인 수용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입니다 [1]. 메타의 디나 파월 맥코믹(Dina Powell McCormick) 사장이 언급했듯, 기업은 선출된 정부와 협력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지역 사회에 실질적인 혜택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1].
빅테크 기업들이 직면한 또 다른 난관은 시장의 냉정한 평가입니다. 최근 AI 산업에 대한 거품론이 제기되며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의 대규모 IPO 계획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1].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오히려 AI 거품 붕괴 시 정치적 책임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1].
물론 이러한 변화가 빅테크의 영향력을 즉각적으로 약화시킬지는 미지수입니다. 데이터 & 사회(Data & Society)의 앨리스 마윅(Alice Marwick)은 기업들이 중도나 좌파로 회귀하려 노력하겠지만, 이미 대중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이러한 시도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합니다 [1]. 결국 빅테크의 미래는 워싱턴의 로비 활동보다, 그들이 제공하는 기술이 대중의 삶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지역 사회의 갈등을 어떻게 조정해 나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정치는 변해도 기술이 해결해야 할 사회적 책임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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