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생성한 수학적 오류와 '슬롭(slop)'이 범람하는 시대, Axiom Math는 대수기하학의 거대한 보고인 '스택스 프로젝트(Stacks Project)'를 린(Lean) 언어로 형식화하여 수학의 논리적 토대를 재구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AI가 향후 과학적 발견을 수행할 때 의존할 수 있는 검증된 기반을 마련하려는 시도다.
최근 인공지능은 매주 새로운 수학적 난제를 해결했다는 소식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OpenAI가 발표한 719편의 논문은 그 속도가 얼마나 가파른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1]. 그러나 수학계는 이러한 속도전 뒤에 숨겨진 위험을 경계한다. 검증되지 않은 AI 생성 콘텐츠, 이른바 'AI 슬롭(slop)'이 수학적 진리의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학은 엄밀한 논리적 증명의 연속이며, 단 하나의 오류도 전체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정교한 구조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타트업 Axiom Math는 속도보다는 '견고한 토대'를 구축하는 데 승부를 걸었다[1].
Axiom Math가 주목한 대상은 '스택스 프로젝트(Stacks Project)'다. 2005년 요한 데 용(Johan de Jong)이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대수기하학 분야에서 가장 방대한 오픈소스 참고 문헌으로 꼽힌다[1]. 컬럼비아 대학의 피터 워이트(Peter Woit) 교수는 이를 20세기 수학의 기초를 재건했던 '부르바키(Bourbaki)' 총서에 비견하며, 이와 견줄 만한 대체재가 없다고 평가했다[1][3]. 약 7,654페이지에 달하는 이 방대한 지식 체계는 대학 수준의 대수학부터 고등 기하학, 수론까지 촘촘하게 엮여 있다[1].
Axiom Math는 이 거대한 지식의 숲을 린(Lean)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번역하여 약 1,600만 줄의 컴퓨터 검증 코드로 변환했다[1][5]. 형식화(Formalization)라고 불리는 이 과정은 수학적 증명을 프로그래밍 언어로 재작성하고, 증명 보조기(Proof Assistant) 프로그램이 이를 줄 단위로 검증하게 함으로써 논리적 무결성을 보장한다[1]. 이는 칩 설계나 소프트웨어 버그를 찾아내는 공학적 검증 기법과 맥을 같이 한다[1].
스택스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정리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Axiom Math의 CEO 카리나 홍(Carina Hong)은 "크고 섬세한 것들은 공존하기 어렵다"며, 수백만 줄의 코드 속에서 모든 논리적 연결성을 유지하는 것이 초기 프로젝트의 가장 큰 난제였음을 토로했다[1]. Axiom은 AI 에이전트들에게 완전한 계층 구조를 강요하는 대신, 느슨한 구조 속에서 에이전트들이 스스로 작업을 병렬로 수행하도록 유도했다[1].
물론 이러한 접근에 대한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AI가 생성한 코드가 인간 수학자의 직관과 '심미적 기준'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있다[1]. Axiom 측은 초기에는 인간 전문가가 에이전트에게 수학적 '취향'을 가르쳤고, 시간이 흐르며 에이전트가 스스로 이를 습득했다고 주장하지만, 형식화된 수학의 블랙홀이었던 대수기하학 분야에서 이 시도가 얼마나 범용적인 성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1].
테렌스 타오(Terence Tao) 교수가 지적했듯, "형식화된 증명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형식화된 증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선순환 구조가 핵심이다[1]. Axiom Math의 목표는 단순히 과거의 수학을 디지털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이 검증된 라이브러리가 향후 AI 에이전트들이 소프트웨어를 작성하거나 과학적 연구를 수행할 때 의존할 수 있는 '기반 시설(substrate)'이 되기를 기대한다[1]. AI가 더 이상 검증되지 않은 데이터를 생산하지 않도록, 인류가 쌓아온 수학적 진리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해두는 것, 이것이 바로 수학의 미래를 지키는 Axiom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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